심층 칼럼 · #25 / 50 · 온체인 금융(DeFi) · 스테이블코인 · RWA
탈중앙 거래소(DEX)의 심장: 자동화 마켓메이커(AMM)와 집중 유동성, 그리고 비영구적 손실
매수·매도 호가창 없이 수학 공식 하나로 24시간 돌아가는 환전소의 원리와 Unichain의 탄생 배경
주식 시장이나 업비트·바이낸스 같은 중앙화 거래소에서는 ‘얼마에 사겠다’는 사람과 ‘얼마에 팔겠다’는 사람의 주문을 줄 세워 놓은 호가창(Order Book)으로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초기 이더리움에서는 호가를 수정하고 취소할 때마다 비싼 가스비를 내야 해서 호가창 방식을 그대로 쓸 수 없었습니다. 이 한계를 단 한 줄의 곱셈 공식(x * y = k)으로 돌파한 발명품이 바로 유니스왑(Uniswap)으로 대표되는 자동화 마켓메이커(AMM)입니다.
1. x * y = k 공식의 마법: 상대방이 없어도 금고와 직접 환전한다
AMM에는 매수자와 매도자를 짝지어 주는 중개인이 없습니다. 대신 두 종류의 토큰(예: ETH와 USDC)이 함께 들어 있는 커다란 유리병 금고, 즉 유동성 풀(Liquidity Pool)이 있습니다. 이 금고는 ‘금고 안의 ETH 개수(x)와 USDC 개수(y)를 곱한 값(k)은 거래 전후에 항상 일정하게 유지한다’는 단 하나의 수학 규칙으로만 움직입니다.
누군가 금고에 USDC를 넣고 ETH를 빼 가면, 금고 속 ETH는 귀해지고 USDC는 흔해지므로 공식에 따라 ETH의 가격이 자동으로 올라갑니다. 사람이 호가를 부르지 않아도 금고의 재고 비율만으로 24시간 내내 시장 가격이 매겨지는 자동 환전소인 셈입니다.
2. 유동성 공급자(LP)의 수익과 ‘비영구적 손실(Impermanent Loss)’
그럼 그 금고 속의 ETH와 USDC는 누가 채워 넣을까요? 일반 사용자들이 자신의 자산을 반반씩 금고에 예치하는 유동성 공급자(LP)가 됩니다. 그 대가로 그 금고에서 환전이 일어날 때마다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예: 0.05% 또는 0.3%)를 지분대로 나눠 받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비영구적 손실(Impermanent Loss)이라는 숨은 위험이 있습니다. 만약 ETH 가격이 두 배로 급등하면, 차익거래자들이 금고에서 싸진 ETH를 사 가고 USDC를 채워 넣기 때문에, 유동성 공급자는 그냥 지갑에 ETH를 가만히 들고 있었을 때보다 상승분 이익을 덜 얻게 됩니다. 받아 챙긴 거래 수수료가 이 기회비용보다 커야 최종 이익이 남는 구조입니다.
3. 집중 유동성(Uniswap v3)과 훅(Uniswap v4)으로의 진화
초기 AMM은 내 자금이 0원부터 무한대 가격 구간 전체에 얇게 펴 발라져 있어서 실제 거래가 일어나는 현재 가격 근처에는 자본의 극히 일부만 쓰이는 비효율이 있었습니다. 유니스왑 v3는 내가 원하는 가격 구간(예: ETH 2,000~3,000달러 사이)에만 자금을 집중 배치하는 집중 유동성을 도입해 자본 효율을 수십 배 끌어올렸습니다.
이어 유니스왑 v4는 각 유동성 풀 앞뒤에 개발자가 원하는 맞춤형 규칙(시간대별 수수료 조정, 지정가 주문, MEV 수익 환원 등)을 플러그인처럼 끼워 넣을 수 있는 훅(Hooks) 구조를 선보였습니다.
4. 왜 유니스왑은 자체 L2 구역 ‘Unichain’을 직접 세웠는가
AMM에서 유동성 공급자들이 입는 손실의 상당 부분은 블록 간격이 길어 외부 시장 가격 변화에 늦게 반응할 때 차익거래 봇에게 빼앗기는 가치(LVR)에서 비롯됩니다. 유니스왑 랩스가 2025년 2월 1초 블록과 0.25초 서브블록, 그리고 공정 블록 빌딩을 갖춘 전용 구역 Unichain을 직접 개통한 이유도 바로 AMM 유동성 공급자와 거래자 모두에게 가장 유리한 시장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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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도시를 읽는 데 도움을 주려고 쓴 해설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이 글의 사실은 2026년 10월 기준이며 바뀔 수 있습니다. 틀린 곳을 보시면 문의로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