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칼럼 · #24 / 50 · 온체인 금융(DeFi) · 스테이블코인 · RWA
온체인 숫자의 착시와 진실: 시가총액(Market Cap) · 완전희석가치(FDV) · 예치금(TVL) · TPS 바로 읽기
화려한 숫자에 속지 않고 블록체인과 토큰의 실제 체력을 가려내는 데이터 문해력
이더리움 시티의 건물 높이는 구역의 시가총액(또는 TVL)으로 정해지고, 도로의 차선 수와 차량 속도는 초당 거래 수(TPS)로 정해집니다. 그런데 암호화폐 뉴스나 프로젝트 홍보 글을 읽다 보면 같은 체인을 두고도 어떤 지표는 거대해 보이고 어떤 지표는 초라해 보이는 경우를 자주 만납니다. 온체인 4대 핵심 지표의 정확한 뜻과 자주 일어나는 착시를 짚어봅니다.
1. 유통 시가총액(Market Cap) vs 완전희석가치(FDV): 앞으로 풀릴 물량을 확인하라
유통 시가총액(Market Cap)은 ‘현재 시중에 풀려 거래되고 있는 토큰 개수 × 현재 가격’입니다. 반면 완전희석가치(FDV, Fully Diluted Valuation)는 아직 금고에 잠겨 있는 팀·투자자·재단의 물량까지 포함해 ‘발행 예정인 전체 토큰 개수 × 현재 가격’을 계산한 숫자입니다.
만약 어떤 신생 토큰의 전체 물량 중 딱 5%만 시장에 풀려 있다면, 유통 시가총액은 1,000억 원으로 작아 보여도 FDV는 2조 원에 달합니다. 이 경우 앞으로 몇 년 동안 나머지 95%의 물량이 잠금 해제(언락)되면서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으므로, 토큰의 덩치를 볼 때는 반드시 두 숫자를 함께 봐야 합니다.
2. 총예치금(TVL)의 함정: 실제로 일하는 자본인가, 중복 계산된 숫자인가
TVL(Total Value Locked)은 한 체인이나 프로토콜의 스마트 컨트랙트 금고에 맡겨진 자산의 달러 합계입니다. 이더리움 시티에서 Base나 Unichain처럼 자체 토큰이 없는 구역의 건물 높이를 정할 때 쓰는 핵심 지표이기도 합니다.
다만 TVL을 볼 때는 ‘스테이블코인 유통량’과 ‘DEX 거래량’을 함께 대조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치된 코인의 가격 자체가 올라서 TVL이 커진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달러(USDC·USDT)와 거래 활동이 유입된 것인지 구분해야 그 구역의 진짜 상권 규모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초당 거래 수(TPS)의 허와 실: 봇의 스팸 거래와 실제 경제 활동
TPS(Transactions Per Second)는 1초 동안 블록체인에 기록된 거래 건수입니다. 이 숫자가 높으면 기술적인 처리 능력이 뛰어나고 도로가 활기차다는 뜻이지만, TPS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경제적 가치가 큰 것은 아닙니다.
수수료가 0.01원 미만인 체인에서는 자동 프로그램(봇)이 초당 수백 번씩 빈 주문을 넣었다 취소해도 TPS가 높게 찍히는 반면, 이더리움 도심(L1)은 TPS가 15~20건에 불과해도 한 건당 수억 원의 기관 자금이나 수만 건의 L2 거래 묶음이 정산되기 때문입니다. 거래 ‘건수’와 거래가 나르는 ‘무게’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4. 이더리움 시티가 여러 지표를 한 화면에 겹쳐 보여주는 이유
어느 하나의 숫자만 보면 체인의 한쪽 면밖에 보지 못합니다. 이더리움 시티가 건물 높이(시가총액·TVL), 도로 통행량(TPS), 상점 불빛(토큰 전송 빈도), 그리고 스테이블코인 유통량을 한 도시 안에 동시에 그려 넣은 것은 시민들이 숫자의 착시에 빠지지 않고 입체적으로 생태계를 읽을 수 있게 돕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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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도시를 읽는 데 도움을 주려고 쓴 해설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이 글의 사실은 2026년 10월 기준이며 바뀔 수 있습니다. 틀린 곳을 보시면 문의로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