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블록체인, 수도의 시청 탑
2015년 출범, 2022년 지분 증명 전환 — ETH가 하는 일과 쟁점
이더리움은 돈을 보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누구나 프로그램(스마트 계약)을 올려 실행할 수 있게 만든 블록체인입니다. 이 네트워크의 수수료를 치르고 보안을 떠받치는 기본 코인이 이더(ETH)입니다.
1. 누가, 왜 만들었나
이더리움은 2013년 비탈릭 부테린이 백서를 공개하며 구상했고, 개빈 우드·조셉 루빈 등 여러 공동 창업자가 함께 만들었습니다. 2014년 공개 판매로 개발 자금을 모은 뒤 2015년 7월 30일 메인넷이 출범했습니다. 스위스의 비영리 단체인 이더리움 재단이 연구와 생태계 지원을 맡지만, 네트워크는 전 세계의 노드 운영자와 여러 독립 개발 팀이 함께 운영합니다.
이더(ETH)는 거래와 프로그램 실행에 드는 수수료(가스비)를 내는 데 쓰이고, 네트워크를 지키는 검증자들이 담보로 맡기는 코인이기도 합니다. 비트코인과 달리 최대 발행량이 정해져 있지 않아, 새로 발행되는 양과 수수료로 태워 없어지는 양에 따라 전체 공급량이 늘기도 줄기도 합니다. 크립토 나라 지도에서 ETH는 이더리움 시티(수도) 한가운데의 시청 탑입니다(이더리움 체인 자체의 기본 코인이라서).
2. 스마트 계약과 지분 증명
스마트 계약은 정해진 조건이 맞으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이더리움 가상 머신(EVM)이라는 공통 실행 환경에서 돌아갑니다. 토큰 발행, 탈중앙 거래소, 대출 서비스, NFT 같은 응용 프로그램이 모두 이 위에서 만들어졌습니다. EVM 방식은 이후 수많은 다른 체인이 그대로 가져다 쓰는 사실상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이더리움은 처음에 비트코인처럼 작업 증명(컴퓨터 계산 경쟁으로 블록을 만드는 방식)을 썼지만, 2022년 9월 ‘더 머지(The Merge)’로 지분 증명(코인을 맡긴 검증자가 블록을 만드는 방식)으로 옮겨 갔습니다. 검증자는 최소 32 ETH를 맡기며, 12초 단위의 슬롯마다 무작위로 뽑힌 검증자가 블록을 제안하고 다른 검증자들이 이를 확인합니다. 규칙을 어기면 맡긴 코인의 일부를 잃는 ‘슬래싱’ 벌칙을 받고, 이 전환으로 네트워크의 전력 소비는 크게 줄었습니다.
3. 업그레이드로 걸어온 길
2016년 ‘더 다오(The DAO)’ 해킹 뒤 피해를 되돌리는 하드포크를 두고 의견이 갈렸고, 원래 기록을 지키자는 쪽은 이더리움 클래식으로 갈라져 나갔습니다. 2021년 8월 런던 업그레이드(EIP-1559)는 수수료의 기본 부분을 태워 없애는 방식을 도입했고, 2023년 4월 샤펠라 업그레이드부터는 맡긴 ETH를 찾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24년 3월 덴쿤 업그레이드는 L2(레이어 2, 이더리움에 거래 기록을 맡기는 확장 네트워크)를 위한 값싼 데이터 공간 ‘블롭’을 도입했고, 같은 해 7월에는 미국에서 ETH 현물 ETF가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2025년에는 5월 펙트라, 12월 푸사카 업그레이드가 이어지며 지갑 기능과 검증자 운영, 데이터 처리 능력을 차례로 개선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과 탈중앙 금융(DeFi), 실물자산 토큰의 상당수가 이더리움과 그 L2 위에서 발행되는데, 지도에서 이더리움이 수도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4. 알아 둘 점
네트워크가 붐비면 수수료가 크게 오를 수 있고, 사용자가 L2로 옮겨 가면서 이더리움 본체가 얻는 수수료 수입이 줄어든다는 논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테이킹이 일부 대형 서비스와 거래소에 몰리는 현상, 블록을 만드는 과정에서 소수 전문 업체의 영향력이 커지는 문제도 꾸준히 지적됩니다.
미국에서는 규제 당국이 ETH를 대체로 상품(commodity)에 가깝게 다뤄 왔고, 2025년에는 증권거래위원회(SEC) 직원들이 일반적인 스테이킹은 증권 거래가 아니라는 견해를 내기도 했습니다. 다만 규제는 나라마다 다르고 계속 바뀝니다. 체인 자체가 안전하더라도 그 위의 개별 서비스는 코드 버그나 해킹 위험을 따로 안고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둘 만합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까지 공개된 자료로 쓴 설명입니다. 어떤 코인도 권하거나 평가하지 않으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사실과 다른 곳이 있으면 문의로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