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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칼럼 · #18 / 50 · 지갑 · 오라클 · 보안 · 실생활 결제

병렬 EVM(Parallel EVM)과 실시간 블록체인: Monad · Sei · MegaETH의 속도 전쟁

한 줄로 서서 차례대로 처리하던 EVM을 여러 차선으로 동시에 달리는 고속도로로 바꾸는 기술

이더리움 가상머신(EVM)은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스마트 컨트랙트 표준이지만, 탄생 당시 한 가지 엄격한 규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블록 안의 모든 거래를 반드시 1번부터 끝번까지 한 줄로 세워 한 번에 하나씩만 순서대로 계산한다(단일 스레드 순차 실행)’는 규칙입니다. 최근 등장한 Monad, Sei, MegaETH는 바로 이 10년 된 한 줄 서기 규칙을 깨뜨리며 초당 수천~수만 건의 거래 처리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1. 왜 기존 EVM은 컴퓨터 코어가 16개여도 한 번에 하나씩만 계산했을까

철수가 영희에게 돈을 보내는 거래와, 민수가 유니스왑에서 코인을 바꾸는 거래는 서로 겹치는 계정이 전혀 없습니다. 상식적으로는 컴퓨터의 여러 코어(CPU)가 두 거래를 동시에 계산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기존 EVM은 실행해 보기 전에는 두 거래가 같은 금고를 건드리는지 알기 어렵다는 이유로, 안전하게 무조건 앞 거래가 완전히 끝난 뒤에야 다음 거래를 계산했습니다. 마치 16차선 도로를 지어 놓고도 요금소를 하나만 열어 둔 것과 같았습니다.

2. 낙관적 병렬 실행(Optimistic Parallel Execution): 일단 동시에 돌리고 겹치면 다시 계산한다

Monad(2025년 11월 메인넷)와 Sei(v2 EVM)가 도입한 핵심 무기는 낙관적 병렬 실행입니다. 일단 블록 안의 거래들을 여러 CPU 코어에 나눠 주어 동시에 계산을 돌립니다. 그리고 계산이 끝난 뒤 혹시 두 거래가 똑같은 계정의 잔고를 동시에 건드려 충돌이 났는지만 검사합니다.

실제 블록체인 거래의 대다수는 서로 다른 사람의 지갑을 다루므로 한 번에 통과하고, 같은 유동성 풀을 건드려 충돌이 난 소수의 거래만 순서대로 다시 계산합니다. 이러면 최종 결과는 한 줄로 계산했을 때와 100% 똑같이 나오면서도 처리 속도는 몇 배에서 수십 배 빨라집니다.

3. 진짜 병목은 CPU가 아니라 하드디스크(상태 데이터베이스)에 있다: MonadDB와 고성능 시퀀서

사실 블록체인이 느린 더 큰 이유는 계산(CPU) 자체보다 ‘하드디스크(SSD)에서 수억 개 지갑의 현재 잔고를 읽어 오고 다시 쓰는 시간’ 때문입니다. 그래서 Monad는 이더리움의 자료 구조에 맞춘 전용 비동기 데이터베이스(MonadDB)를 바닥부터 새로 짜서 디스크 읽기 병목을 깼고, 0.4초 블록 간격으로 메인넷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반면 L2 진영의 MegaETH(2026년 2월 메인넷)는 아예 상태 데이터 전체를 빠른 메모리(RAM) 위에 올려 둔 초고성능 단일 시퀀서를 앞세워 10밀리초(0.01초)마다 미니 블록을 찍어 내는 ‘실시간 블록체인’ 노선을 택했습니다.

4. 이더리움 시티에서 초고속 구역들의 도로 풍경 비교하기

이더리움 시티의 동남쪽 항만 주변에는 Monad, Sei, Sonic, HyperEVM 같은 고속 EVM L1 섬들이 떠 있고, 서쪽 L2 지구에는 MegaETH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도로 위로 끊임없이 쏟아지는 차량 행렬을 보며 각 체인이 어떤 기술로 속도의 한계를 넓히고 있는지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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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도시를 읽는 데 도움을 주려고 쓴 해설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이 글의 사실은 2026년 10월 기준이며 바뀔 수 있습니다. 틀린 곳을 보시면 문의로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