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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칼럼 · #45 / 50 · 도시 구조 · 합의 · 업그레이드

모듈형(Modular) vs 단일형(Monolithic) 블록체인: 분업화한 대도시와 초고속 단일 섬의 설계 철학

실행·정산·데이터 가용성을 나눈 이더리움 본토와 한 체인에서 모두 처리하는 고속 L1의 경쟁

현대 블록체인 건축학에서 가장 큰 사상적 대립은 ‘블록체인이 해야 할 일을 여러 층으로 나누어 분업할 것인가(모듈형, Modular)’, 아니면 ‘하나의 초고성능 체인 안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꺼번에 처리할 것인가(단일형, Monolithic)’의 대결입니다. 놀랍게도 이더리움 시티 안에는 이 두 가지 철학이 본토와 동남쪽 섬으로 나란히 공존하고 있습니다.

1. 단일형(Monolithic) 철학: 한 건물 안에서 접수·계산·보관을 모두 끝낸다

초기 이더리움이나 비트코인, 그리고 오늘날 동남쪽 섬에 자리한 Monad, Sei, Sonic, BNB Chain, Avalanche 같은 독자 L1 체인들은 기본적으로 단일형(통합형) 구조를 따릅니다. 똑같은 검증자 노드들이 거래를 받아 실행(Execution)하고, 합의(Consensus)하고, 데이터 보관(DA)까지 한 체인 안에서 모두 책임집니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함과 즉각적인 조합성입니다. 모든 앱과 자산이 한 장부 안에 들어 있으니 복잡한 브릿지를 건널 필요 없이 모든 금융 앱이 한 거래 안에서 즉시 맞물려 돌아갑니다. 최근의 단일형 체인들은 이를 위해 병렬 실행(Monad·Sei)이나 초고속 합의(Sonic·HyperBFT)로 단일 체인의 물리적 한계를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2. 모듈형(Modular) 철학: 가장 잘하는 일끼리 층을 나누어 조립한다

반면 이더리움 본토와 25개 L2 구역들이 택한 길은 모듈형(분업형) 구조입니다. 마치 현대 컴퓨터나 자동차 산업처럼, 정산과 최종 보안은 이더리움 L1이 맡고, 고속 실행은 OP Stack·Arbitrum Nitro·ZK Stack 구역이 맡으며, 대용량 데이터 보관은 이더리움 블롭(EIP-4844)이나 EigenDA가 맡는 식으로 층을 나눈 것입니다.

모듈형 구조의 최대 강점은 유연한 전문화와 도심 보안의 공유입니다. 어떤 구역(Unichain)은 DeFi에 맞춰 블록 조립 규칙을 짤 수 있고, 어떤 구역(World Chain)은 인간 인증에 맞춘 수수료 규칙을 짤 수 있으며, 어떤 구역(MegaETH)은 10밀리초 실시간 실행을 도입하면서도 모두 이더리움 도심의 거대한 신뢰와 ETH·USDC 유동성을 함께 빌려 쓸 수 있습니다.

3. 두 진영이 서로를 닮아 가는 수렴 진화

흥미로운 점은 시간이 흐를수록 두 방식이 서로의 장점을 흡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모듈형 진영(슈퍼체인·Agglayer·Elastic Network)은 여러 L2로 나뉜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마치 단일 체인처럼 부드럽게 이어지는 상호운용성 기술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단일형으로 출발했던 체인들(Celo, Ronin, Lisk 등)은 독자 검증자를 유지하는 대신 모듈형 이더리움 L2로 합류했고, Monad나 Sonic 같은 독자 L1들도 EVM 호환성과 브릿지를 통해 이더리움 본토와 한 도시처럼 호흡하고 있습니다.

4. 이더리움 시티 한 장에 담긴 두 건축 철학의 조화

이더리움 시티는 본토의 모듈형 L2 지구들과 동남쪽 바다의 단일형 EVM L1 섬들을 하나의 지도 위에 나란히 배치해, 두 설계 철학이 실제로 어떤 교통 흐름과 생태계를 만들어 내는지 편견 없이 비교할 수 있게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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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도시를 읽는 데 도움을 주려고 쓴 해설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이 글의 사실은 2026년 10월 기준이며 바뀔 수 있습니다. 틀린 곳을 보시면 문의로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