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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칼럼 · #16 / 50 · 도시 구조 · 합의 · 업그레이드

MEV(최대 추출 가능 가치)와 블록 조립의 세계: 보이지 않는 거래 순서 경쟁

차익거래·샌드위치 공격부터 제안자-빌더 분리(PBS)와 Unichain의 공정 블록 빌딩까지

블록체인에서는 같은 블록 안에 들어간 거래라도 ‘누구의 거래가 1번 줄에 서고 누구의 거래가 2번 줄에 서느냐’에 따라 수백만 원에서 수억 원의 결과가 바뀝니다. 이처럼 블록 안의 거래 순서를 바꾸거나 끼워 넣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MEV(Maximal Extractable Value)라고 부릅니다.

1. 선한 MEV와 나쁜 MEV: 시장 가격 맞추기 vs 샌드위치 공격

모든 MEV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유니스왑에서는 ETH가 2,500달러인데 스시스왑에서는 2,51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면, 자동 프로그램(차익거래 봇)이 싼 곳에서 사서 비싼 곳에 즉시 팔아 두 거래소의 가격을 똑같이 맞춰 줍니다. 또 대출 프로토콜에서 담보 가치가 떨어진 위험한 대출을 제때 청산해 시스템 부실을 막는 것도 꼭 필요한 순기능의 MEV입니다.

반면 일반 사용자를 괴롭히는 대표적인 나쁜 MEV가 샌드위치 공격(Sandwich Attack)입니다. 어떤 사용자가 탈중앙 거래소에서 큰 금액으로 코인을 사려는 주문을 보자마자, 공격 봇이 더 높은 가스비를 내고 그 바로 앞줄에 끼어들어 코인을 먼저 사서 가격을 올린 뒤(선행매매), 사용자가 비싸게 사게 만들고 바로 뒷줄에서 팔아 치워 차익을 챙기는 수법입니다.

2. 제안자-빌더 분리(PBS, Proposer-Builder Separation): 왜 블록을 짜는 일과 도장 찍는 일을 나눴을까

만약 가장 돈 많이 되는 거래 순서를 찾는 고도의 컴퓨터 기술이 검증자(Validator)에게 그대로 요구된다면, 결국 고성능 알고리즘을 가진 소수의 대형 기관만 검증자 수익을 독식해 이더리움이 중앙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이더리움은 제안자-빌더 분리(PBS) 구조를 도입했습니다. 복잡한 거래 조합을 찾아 블록을 알차게 포장하는 일은 전문 빌더(Builder)들이 경쟁적으로 맡고, 일반 가정의 검증자(Proposer)는 빌더들이 내민 블록 가운데 가장 높은 수수료 보상을 약속한 블록을 골라 서명만 하면 됩니다. 덕분에 평범한 개인 검증자도 대형 기관과 똑같이 높은 블록 보상을 나눠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L2 구역들은 MEV 문제를 어떻게 풀고 있는가: 선착순(FCFS)과 TEE 블록 빌딩

L2 구역들은 도심과 다른 방식으로 샌드위치 공격을 막습니다. 예컨대 Arbitrum은 시퀀서에 거래가 도착한 순서대로 처리하고 대기열(멤풀)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 공격 봇이 남의 주문을 미리 훔쳐보고 앞줄에 끼어드는 것을 원천적으로 어렵게 만듭니다.

또한 Unichain은 블록을 만드는 과정을 아무도 들여다보거나 조작할 수 없는 하드웨어 보안 구역(TEE, 신뢰 실행 환경) 안에 넣고, 정해진 공정한 규칙대로만 거래 순서를 배정했음을 외부에서 검증할 수 있게 하는 ‘검증 가능한 블록 빌딩’을 도입해 DeFi 사용자를 보호합니다.

4. 일반 사용자가 샌드위치 공격을 피하는 실전 팁

탈중앙 거래소에서 큰 금액을 바꿀 때는 허용 슬리피지(Slippage)를 너무 넓게 잡지 말고, 이더리움 메인넷을 쓸 때는 공개 대기열에 주문을 노출하지 않는 MEV 보호 RPC나 CoW Swap 같은 일괄 경매 프로토콜을 활용하면 내 거래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관련 구역 안내

관련 용어 풀이

이 칼럼은 도시를 읽는 데 도움을 주려고 쓴 해설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이 글의 사실은 2026년 10월 기준이며 바뀔 수 있습니다. 틀린 곳을 보시면 문의로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