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칼럼 · #32 / 50 · 온체인 금융(DeFi) · 스테이블코인 · RWA
래핑 자산(WETH · WBTC)은 왜 필요한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포장지를 입는 이유
ERC-20 규격 통일의 역사와 도심에 들어온 비트코인의 두 얼굴(WBTC vs cbBTC)
탈중앙 거래소나 대출 프로토콜을 쓰다 보면 그냥 ETH 대신 앞에 W가 붙은 WETH(Wrapped ETH)를 보게 되고, 비트코인 대신 WBTC(Wrapped Bitcoin)나 cbBTC를 만나게 됩니다. 멀쩡한 코인 앞에 왜 굳이 ‘포장된(Wrapped)’이라는 딱지를 붙여 쓰는지 그 기술적 배경을 알아봅니다.
1. 왜 이더리움(ETH)은 자기네 도시에서 WETH라는 포장지를 입어야 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이더리움의 기본 화폐인 ETH는 이더리움의 토큰 표준 규격인 ERC-20이 만들어지기 전에 먼저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ETH를 보내는 방식과, 나중에 정해진 ERC-20 토큰(USDC, UNI, AAVE 등)을 보내고 승인(Approve)하는 코드 규칙이 서로 조금 다릅니다.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자 입장에서는 모든 앱마다 ‘ETH일 때의 코드’와 ‘ERC-20 토큰일 때의 코드’를 두 벌씩 짜는 것이 큰 부담이었습니다. 그래서 금고 컨트랙트에 1 ETH를 넣으면 ERC-20 규격에 딱 맞는 1 WETH로 바꿔 주고, 언제든 다시 1:1로 꺼낼 수 있게 만든 표준 포장지가 바로 WETH입니다.
2. 비트코인(BTC)을 이더리움 도심으로 데려오는 법: WBTC와 cbBTC
WETH가 같은 체인 안에서의 규격 통일이라면, WBTC와 cbBTC는 아예 다른 블록체인인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있는 BTC를 이더리움 도시에서 쓰기 위해 만든 포장 자산입니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단순 송금에 집중해 설계되었기 때문에 복잡한 DeFi 대출이나 고속 거래를 직접 돌리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수탁 기관(BitGo나 코인베이스 등)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안전한 금고에 실제 1 BTC를 잠가 두고, 이더리움 위에서 그 보관증에 해당하는 1 WBTC 또는 1 cbBTC를 발행해 줍니다. 덕분에 비트코인 보유자들도 자신의 비트코인을 팔지 않고 이더리움의 Aave 금고에 담보로 맡겨 달러를 빌리거나 유니스왑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수탁형 포장 자산(WBTC·cbBTC)과 분산형 비트코인 브릿지(tBTC)의 차이
다만 WETH와 WBTC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WETH는 사람이 전혀 개입하지 않는 순수한 이더리움 스마트 컨트랙트 금고여서 제3자를 믿을 필요가 없지만, WBTC나 cbBTC는 비트코인 금고를 실제로 지키고 있는 수탁 회사(Custodian)가 정직하게 1:1 담보를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수탁 회사는 온체인 준비금 증명(Proof of Reserve)을 통해 실제 비트코인 금고 잔고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특정 기업 하나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여러 노드가 분산 보관하는 tBTC 같은 대안들도 함께 쓰이고 있습니다.
4. 이더리움 시티에서 비트코인 상점을 찾는 법
이더리움 시티의 도심과 Arbitrum, Base 구역에는 커다란 WBTC 상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비록 태어난 고향은 비트코인이지만, 온체인 금융에서 가장 활발하게 담보로 일하는 무대는 바로 이더리움 도시임을 보여주는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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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도시를 읽는 데 도움을 주려고 쓴 해설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이 글의 사실은 2026년 10월 기준이며 바뀔 수 있습니다. 틀린 곳을 보시면 문의로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