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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칼럼 · #30 / 50 · 도시 구조 · 합의 · 업그레이드

동남쪽 섬들의 정체: 사이드체인과 EVM 호환 L1은 왜 L2 롤업과 다르게 분류되는가

같은 메타마스크 지갑과 솔리디티 앱을 쓰지만 ‘자체 검증자’가 치안을 맡는 독립 자치구들

이더리움 시티의 지도를 보면 본토(도심과 서·동·북쪽 L2 지구) 바깥 동남쪽 바다에 Polygon PoS, Gnosis, BNB Chain, Avalanche, Sonic, Berachain, Monad, Sei, HyperEVM, Plasma, Kaia, SKALE 등 13개의 섬이 떠 있고 긴 다리로 도심과 이어져 있습니다. 왜 이들은 본토의 L2 구역과 떨어져 섬으로 그려져 있을까요?

1. 공통점: 이더리움과 같은 언어(EVM)와 같은 지갑 주소(0x…)를 쓴다

이 13개 구역이 ‘이더리움 시티’의 일원으로 함께 소개되는 이유는, 이들이 모두 이더리움 가상머신(EVM)을 그대로 쓰기 때문입니다. 이더리움 개발자가 솔리디티로 짠 스마트 컨트랙트(유니스왑, 아베 등)를 코드 수정 없이 그대로 옮겨 심을 수 있고, 사용자도 똑같은 메타마스크 지갑과 똑같은 0x... 주소를 그대로 씁니다.

여기에 더해 이 체인들은 공식 브릿지나 제3자 브릿지를 통해 이더리움 본토와 24시간 내내 스테이블코인(USDT·USDC)과 ETH, WBTC를 주고받는 하나의 거대한 EVM 경제권을 이루고 있습니다.

2. 결정적 차이점: 도심(L1)의 보안을 빌리지 않고 ‘자체 검증자’가 장부를 지킨다

그럼에도 이들을 본토의 L2 롤업과 엄격히 구분해 바닷가 섬으로 배치한 이유는 ‘누가 최종 보안을 책임지는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본토의 L2 롤업들은 거래 기록과 증명을 이더리움 도심(L1)에 올려 도심 검증자들의 보안 아래에 놓입니다.

반면 동남쪽의 사이드체인과 EVM L1들은 이더리움에 블롭이나 증명을 올리지 않습니다. 대신 각자의 코인(POL, GNO, BNB, AVAX, S, BERA, MON, KAIA 등)을 스테이킹한 독자적인 검증자 집단이 스스로 블록을 만들고 합의합니다. 즉, 언어와 생활권은 이더리움과 같지만 치안과 법원은 독립된 자치 국가에 가깝습니다.

3. 사이드체인과 EVM L1이 가진 고유의 강점들

독자적인 합의 엔진을 쓰기 때문에 이더리움 본토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과감한 설계가 가능합니다. 예컨대 Gnosis Chain은 수수료를 1달러에 고정된 xDAI로 받아 실생활 카드 결제(Gnosis Pay)에 특화되었고, Berachain은 유동성을 공급한 사람에게 검증 보상을 몰아주는 ‘유동성 증명(PoL)’을 도입했으며, Avalanche와 Sonic은 1초 안팎에 거래가 완전히 확정되는 독자 합의 알고리즘을 씁니다.

이 때문에 이더리움 시티에서는 이 구역들에서 도심으로 주황색 블롭 트럭이 가지 않고, 오직 자산을 실어 나르는 파란색 브릿지 버스만 긴 해상 교량을 건너다닙니다.

4. 역사 속의 이주: 섬에서 본토 L2로 이사한 Celo와 Ronin

흥미로운 점은 원래 이 동남쪽 섬(독자 L1·사이드체인)으로 출발했다가 나중에 본토의 L2로 아예 이사를 온 구역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모바일 결제 체인 Celo(2025년 3월 전환)와 게임 체인 Ronin(2026년 5월 전환)은 자체 검증자를 따로 유지하는 비용 대신 OP Stack 기반의 이더리움 L2(옵티미움)로 전환해 본토 서쪽 지구에 새 보금자리를 틀었습니다.

관련 구역 안내

관련 용어 풀이

이 칼럼은 도시를 읽는 데 도움을 주려고 쓴 해설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이 글의 사실은 2026년 10월 기준이며 바뀔 수 있습니다. 틀린 곳을 보시면 문의로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