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칼럼 · #11 / 50 · 도시 구조 · 합의 · 업그레이드
가스(Gas) 요금의 경제학: EIP-1559 기본 요금 소각과 혼잡도의 상관관계
왜 이더리움 도심의 통행료는 12초마다 오르내리며, 걷힌 수수료는 어디로 사라지는가
이더리움 시티의 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속도와 신호등 색깔은 각 체인의 ‘가스 요금(Gas Fee)’과 블록 혼잡도를 실시간으로 반영합니다. 특히 2021년 8월 런던 업그레이드로 도입된 EIP-1559는 단순히 수수료 계산법을 바꾼 것을 넘어, 이더리움의 통화 정책과 블록 공간 경매 방식을 뿌리부터 바꿔 놓았습니다.
1. 왜 블록체인에는 ‘가스(Gas)’라는 요금 단위가 필요한가
이더리움은 단순한 송금 장부가 아니라 누구나 임의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올리고 실행할 수 있는 ‘세계의 컴퓨터’입니다. 만약 수수료가 없다면 누군가 실수나 악의로 무한 반복되는 프로그램을 올려 전 세계 모든 노드의 컴퓨터를 멈추게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이더리움은 덧셈 한 번에 3 가스, 저장 공간 한 칸 쓰기에 20,000 가스처럼 컴퓨터가 일하는 단계마다 필요한 노동량(Gas)을 정해 두었습니다. 여기에 그 시각의 단위당 가스 가격(gwei, 10억분의 1 ETH)을 곱한 금액이 우리가 내는 실제 통행료가 됩니다.
2. EIP-1559 이전의 눈치 싸움 경매와 ‘기본 요금(Base Fee)’의 탄생
2021년 여름 이전에는 블록에 먼저 실리기 위해 사용자들이 서로 얼마를 낼지 눈치 싸움을 벌이는 ‘1가 경매’ 방식이었습니다. 지금 적정 요금이 얼마인지 알기 어려워 필요 이상으로 비싼 수수료를 내거나, 반대로 너무 적게 내서 몇 시간씩 거래가 멈춰 있기 일쑤였습니다.
EIP-1559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토콜이 직전 블록의 혼잡도를 보고 다음 블록의 정찰가인 기본 요금(Base Fee)을 자동으로 정하도록 바꿨습니다. 직전 블록이 목표 크기(50%)보다 꽉 찼으면 다음 블록의 기본 요금을 최대 12.5% 올리고, 한산했으면 최대 12.5% 내립니다. 사용자는 이 정찰가에 검증자에게 주는 소액의 급행 팁(Priority Fee)만 얹어 내면 됩니다.
3. 수수료 소각(Burn): 도시가 붐빌수록 ETH 발행량이 줄어드는 구조
EIP-1559의 가장 혁신적인 부분은 사용자가 낸 기본 요금을 블록 생성자에게 주지 않고 그 자리에서 영구히 태워 없앤다(Burn)는 점입니다. 만약 기본 요금을 검증자에게 그대로 준다면, 검증자가 수수료를 올리기 위해 가짜 거래로 블록을 채우는 반칙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 요금이 소각되면서 이더리움은 ‘네트워크 사용량이 곧 통화량 감소로 이어지는’ 독특한 경제 구조를 갖게 되었습니다. 도심과 L2의 활동이 활발해 소각되는 ETH가 새로 발행되는 검증자 보상보다 많아지는 시기에는 전체 ETH 개수가 오히려 줄어드는 디플레이션이 나타납니다.
4. 이더리움 시티에서 가스비와 도로 정체를 읽는 법
이더리움 시티의 ‘날씨 · 교통’ 창에서 교통 탭을 열면 현재 도심 L1의 가스비(gwei)와 각 L2 구역에서 토큰을 한 번 보낼 때 드는 예상 원화·달러 비용이 나란히 표시됩니다. 평소 L1 가스비가 1 gwei 안팎일 때는 도심 도로도 ‘원활(🟢)’이지만, 시장 급변으로 거래가 몰려 수십 gwei로 치솟으면 도심 도로가 ‘정체(🔴)’로 바뀌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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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도시를 읽는 데 도움을 주려고 쓴 해설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이 글의 사실은 2026년 10월 기준이며 바뀔 수 있습니다. 틀린 곳을 보시면 문의로 알려 주세요.